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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족발 창업이 쉬워보여요?

by 안냐데여 2023. 8. 18.

족발 창업이 쉬워보여요?

 

 

 

누구에게나 창업의 길은 열려있다. 그것이 백만 번째이든 백만 첫 번째 족발집이든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하지만 이것만 명심했음 한다.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족발장사 난이도

깊숙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냥 만들어놓은 종물에 족발을 넣어 수육같이 삶아내고

그것을 조금 식혀 손님이 오면 썰어주고

그 외 반찬들 만들어 팔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한다.

게다가 단가도 높으니 아주 꿀장사라 생각하나 보다.

치킨이나 피자는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하지만 

족발은 만들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썰어서 나가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음식 아니냐며...

근데 하나는 맞고 아홉은 틀리다.

우리 옆집은 닭발장사를 하는 집이다.

물론 닭발의 특성상 야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새벽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

하지만 그 닭발집 사장은 17시에 오픈을 하는데 17시에 출근을 한다.

17시부터 새벽 3시까지

그에 반면 족발집 사장들은 오전에 출근을 한다.

점심장사 때문이 아니고 족발을 삶기 위해서다.

오전이라 표현하기 좀 애매한 시간이지만 보통 11시부터 출근한다.

족을 담그고 피를 빼고 초벌하고 그리고 1시간 20분가량을 삶아낸다.

그렇게 족발이 나오면 보통 3시 정도 된다.

 이때부터가 정말 일의 시작인 듯싶다.

야채부터 김치 그리고 각종 양념까지 체크해야 한다.

숙성을 해야 하기에 며칠 전에 미리미리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17시부터 서서히 장사는 시작이다.

밤 00시가 되어 영업을 마치며 집으로 향하는 길에 닭발집 사장이 한마디 한다.

"벌써 들어가요? 부럽다"라고... 얄미워 죽겠다.

 

 

 

족발집 사장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

족발집 사장은 많은 것을 할 줄 알아야 한다.

 

1. 스스로 종물을 이해하고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개수에 상관없이 귀한 종물을 핸들링할 줄 알아야 맛이 변하지 않는다.

 

2. 앞다리 기준 최대 2분 30초 안에 썰 줄 알아야 한다.(뒷발은 2분 이내)

주분이 밀릴 땐 10개 이상 밀린다. 하지만 10개가 밀렸다고 가정했을 때 

2분 30초와 3분은 천지차이다. 

 

3. 식자재에 예민해야 합니다. 최고의 것이 아닌 최상의 재료를 

매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4. 체력이 좋아야 한다. 하루 12시간 이상씩 노동해야 한다.

사람을 써서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그럼 가져가는 수입도 없을 것이다.

 

 

 

족발장사의 성공

장사의 성공은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누구는 마케팅이라 하고 

철학이라 하고 성실함이라 하고 또 시간이라 한다.

누구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어 성공하는 집들을 많이 봤다.

초반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지만 결국에 빨리 정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그 쏟아부었던 비용을 찾는 시간이 꽤나 들것이다.

 

철학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자기 집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 집만의 철학 그리고 그 집의 철학을 인정해 주는 손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집은 롱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온족에 모든 사람들이 열광할 때 웬만한 집들이 다 따뜻한 온족만 고집할 때

전통방식인 얇고 차가운 족발을 오랫동안 팔아왔던 그 집

그런 철학이 있는 집 손님은 절대 다른 집을 가지 않는다.

그 집만 인정해 주는 것이다.

 

성실함은 성공을 이뤄내는 방법이 아니라 그냥 기본이기에 패스

 

시간. 맞다 오랜 시간 쌓아온 시간들 한 명 한 명 자기 집손님으로 만드는 그 시간.

전체적인 의미로 보면 결국 철학이다.

서비스로 친절하게 손님을 대해서 그 손님을 단골로 만들자

이건 그냥 기본이다. 하긴 기본조차 못하고 있는 곳들이 워낙에 많으니...

조금씩 자기만의 철학으로 손님을 쌓다 보면 시간이 흘러 성공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장은 보수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족발장사뿐만이 아니다.

내가 웬만한 창업에 반대를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이다.

세상엔 실력자들이 너무나 많다.

창업? 모든 창업이 너무나 쉽다. 그냥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폐업은 어렵다. 그리고 폐업보다 어려운 것이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그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과감한 결단 앞에 냉철한 자기 실력에 대한 

내가 가진 음식의 철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매출이 높다고 성공한 것은 아니고 

셰프에서 오너로 변신했다고 성공한 것도 아니다.

당장에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장사로 성공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으며 

만족할만한 삶의 질을 높이고 

그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장사가 성공한 장사이다.

그러니 장사의 성공은 인생의 성공이라 해도 무방하다.

모든 걸 걸어라 누구나 3년은 최선을 다하고 몰입한다.

그중에 절반은 5년을 채우지 못한다.

그리고 또 그중에 절반은 10년을 채우지 못한다.

결국 장사로 롱런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꾸준히 한결같은 5%들이다.

 

다음화 -족발창업 누구의 가게든 꼭지점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