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창업 누구의 가게든 꼭지점은 있다
족발창업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온통 홍보글뿐이다.
뭐가 그리 매출에 자신들 있는지 매출만 부각한다.
얼마를 파느냐보다 얼마가 남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족발의 가장 큰 단점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삶은 족발이 소진되었습니다"
그렇다. 오늘 치킨이 소진되었습니다. 오늘 피자가 소진되었습니다.
이런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족발이라는 음식은 제한적이다.
그것은 오너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고 즉각 즉각 판단해야 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오늘 예상한 개수가 이른 시간에 얼마 남지 않았다면
빨리 준비를 해서 한 번 더 삶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예측도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부족할 것 같아서 더 삶았는데
그때부터 손님이 뚝 끊겨버리는 일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세 시간이 걸려 만들어 내야 되기 때문에
그 선택과 책임은 오너가 하는 것이다.
수요예측 바로 이것이 족발의 가장 큰 단점이다.
공장에서 대형 솥에 100족 이상 삶아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진공 해서 납품하는 족발이지만
그런 식의 방법 또한 수많은 연구를 했을 것이다.
일반매장에선 한 번에 최대 삶는 개수는 정해져 있다.
40갤런에 37개 50갤런에 42개 정도이다.
물론 넘치지 않게 삶는다는 가정이다.
개수는 줄일 수 있으나 더 이상 삶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러니 오너는 그날그날의 데이터를 쌓아놓고 예상해야 한다.
어느 날은 부족하고 어느 날은 대량으로 남을 것이고
그러나 사계절 운영하다 보면 그 촉이라는 게 생긴다.
어떤 오너는 보수적으로 예상보다 적게 삶아 완판을 계획할 것이고
또 다른 오너는 예상보다 많이 삶아서 놓치는 손님 없이 많이 팔려할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엔 부족하더라도 완판이 훨씬 나아 보인다.
족발 남아봐야 골치 아프다. 물론 불족이나 냉채족발로 쓸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남는 양이 많아진다면 골치 아픈 부분이다.
꼭짓점
바로 이런 것들이 꼭짓점이다.
무한대로 팔 수 없으니 한계가 있다는 것이고
그 한계란 족발의 개수만은 아니다.
그 매장의 인원 동선 갯수 체력 등등 많은 부분들이 꼭짓점이다.
어느 날이었다. 티브이에서 3대 천왕이라며 족발 편이 방송되었는데
그 파장이 역대급으로 컸다.
손님은 물밀듯이 밀려오고 포장전화에 배달전화까지 그렇게
우리 단골들이 많은 줄 몰랐다.
그렇게 생각보다 많이 삶은 그날의 족발은 일찌감치 완판 되었고
그 뒤로 걸려온 전화만 100통이 넘었다.
뼈 아팠지만 다음날을 기약하며 퇴근 후 다음날은 평소보다 두 배를 더 삶았다.
다음날도 전날에 못 먹은 족발을 찾는 손님들로 가득했고
두배로 더 삶은 족발들도 일찍 완판 되었다.
모든 냉장고는 텅텅 비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늦게까지 남아
각종소스와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
오너들은 이 생각에 동참할 것이다. 냉장고가 비어있으면 뭔가 불안하다.
늘 재료가 준비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건 직업병이다.
그런데 모든 직원들도 그렇고 나 역시도 체력이 모두 방전되었다.
짧은 시간에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모두들 힘들어했고
다음날 역시 이 패턴이 반복되었다.
장사가 잘되니 사장으로서는 좋지만 직원들은 그게 아니었고
늦게까지 또 준비를 해놔야 하기에 나조차 힘에 부쳤다.
"바로 이런 것이 그 매장의 꼭짓점이다."
이 꼭짓점을 올릴 것인지 이대로 만족할 것인지는 오너가 판단해야 한다.
무작정 인원을 늘린다고 해서 꼭짓점은 올라가지 않는다.
매장의 크기도 중요하고 동선 그리고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수요가 많아져야 한다.
평균보다 조금씩 더 늘어야 그 꼭짓점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서
오너가 판단할 텐데 그것이 들쭉날쭉하니 오너는 늘 고민한다.
최대한의 손님을 소화하며 매출을 높일 것인가
비록 매출은 적지만
한정적인 손님에게 조금 더 만족을 주며
최소의 인력으로 여유 있게 운영할 것인지
지난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그게 오너의 철학인 것이다.
2023.08.18 - [창업] - 족발 창업이 쉬워 보여요?
거창하게 말해서 철학이지 사실 그 장사의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 방향이 더 넓은 바다로 갈 것인지 아님 다시 강으로 돌아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어느 날 족발을 배우러 온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어느 족발집은 매출이 일억이라는데 정말 대단하지 않냐며 부럽다고 말했다.
그 족발집은 사거리 대로변 메인상권에 70평이 넘는 매장이었다.
당연히 꼭짓점 세팅을 그 정도에 맞췄을 테고
이런 매장일수록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이기에
천재지변이라던지 장마 같은 날로 인해
하루라도 매출이 휘청인다면 타격을 많이 받게 된다.
누구나 힘들다. 돈이 엄청 많은 만수르도 돈 없는 서민들도 힘들다
단지 힘듬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꼭짓점이 각자 모두 다르다.